"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탄압이자 폭력"

민주·정의당 "치졸한 언론 탄압…尹뒤끝 작렬 소인배"

尹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

대통령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27일 성남 서울 공항을 출발한 공군 1호기에서 자료를 검토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있는 김건희 여사의 사진을 3일 공개했다. 2022.7.3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27일 성남 서울 공항을 출발한 공군 1호기에서 자료를 검토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있는 김건희 여사의 사진을 3일 공개했다. 2022.7.3 /대통령실 제공

(미디어인뉴스=이현석 기자) 용산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첫 동남아 순방 출국을 이틀 앞두고 MBC 출입기자들에게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가'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언론단체들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탄압이자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영상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는 10일 긴급 공동성명을 내고 "대통령실이 권력비판을 이유로 특정언론사에 대해 취재 제한 및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탄압이자 폭력"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반헌법적이고, 반역사적인 취재제한 조치를 즉시 취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대통령 전용기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며, 취재비용은 각 언론사들이 자비로 부담한다"면서 "대통령이라는 공적 인물의 공적 책무 이행에 대한 언론의 취재와 감시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마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이 개인 윤석열의 사유재산 이용에 시혜를 베푸는 것으로 착각하는 대통령실의 시대착오적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이번 조치는 자신들의 무능과 실정이 만든 국정난맥상의 책임을 언론에 돌리고 일부 극우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저열한 정치적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또 “"윤석열 정부의 폭거는 비판 언론을 '가짜뉴스'로 매도하며 CNN 기자의 백악관 출입증까지 박탈했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복사판"이라고 꼬집었다.

단체는 "당시 미국 언론계는 진보-보수를 가릴 것 없이 트럼프의 언론탄압에 강력한 공동대응으로 나선 바 있다"며 "이번 사안은 진영을 뛰어넘어 언론자유 보장이라는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는 이어 언론계가 이번 사태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단체는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은 물론 사용자 단체를 포함한 언론계 전체의 공동대응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우리는 윤석열 정부가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를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정부와의 전면전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번 취재제한 조치에 책임있는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즉각 파면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순방을 40여시간 앞둔 9일 오후 9시쯤 MBC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외교, 안보 이슈와 관련하여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돼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MBC는 이에 별도 입장을 내고 "이번 조치는 언론의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면 MBC는 대체 항공 수단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현장에 가 취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 = MBC뉴스 영상 갈무리
/ 사진 = MBC뉴스 영상 갈무리

尹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

한편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도 이날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MBC 출입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은 것을 언론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제일 먼저 보도했다는 이유로 MBC를 배제한 것은 '언론 길들이기'라며 보복 행위를 거두라는 비판이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제 외교 무대에서 자신이 비속어를 내뱉어 평지풍파를 일으켰으면서도 반성은커녕 순방 전용기에 보도 언론사 탑승을 치졸하게 불허하는 뒤끝 작렬 소인배 같은 보복 행위까지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앞서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9월 21일(현지시각) 일정을 소화한 뒤 욕설을 한 장면이 포착돼 파문이 일었다.

자칫하면 대형 외교참사로 비화될 아찔한 장면에 야당은 물론 국민들도 경악했다.

이날 MBC등 현장 취재진이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간 환담을 했다.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과 걸어가던 중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장면이 그대로 카메라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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