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 여진 계속

방심위 "후속 심의도 판결까지 보류" vs. "정부 비판 풍자로 받아들여야"

/ 사진 = MBC뉴스 영상 갈무리
/ 사진 = MBC뉴스 영상 갈무리

(미디어인뉴스=이현석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졌던 MBC의 '자막 논란' 관련 보도를 놓고 계속 팽팽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당시 논란이 됐던 문제의 자막은 윤대통령의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이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23일 회의에서 MBC TV 'MBC 뉴스데스크' 지난해 9월 30일·10월 3~5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 9월 26~30일, TBS FM '신장식의 신장개업' 9월 19·22·26일, KBS 1AM '주진우 라이브' 9월 27·30일 방송분에 대해 위원 5명 중 3대 2로 의결을 보류하기로 했다.

모두 윤 대통령의 첫 방미 당시 발언 논란에 대한 후속 보도다.

방심위는 앞서 지난 9일 회의에서 'MBC 뉴스데스크'의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자막 방송(지난해 9월 22·23일)에 대해 의결을 보류한 바 있다.

이날 다시 심의 안건에 오른 'MBC 뉴스데스크'의 경우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을 다루면서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 방송했다는 민원이,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신장식의 신장개업', '주진우 라이브'의 경우 해당 논란과 관련해 MBC를 일방적으로 옹호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현 여권이 추천했던 위원들은 의결을 보류하자고 주장한 반면, 야권 추천 위원들은 해당 보도들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져졌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김우석 위원은 "법원 판결과 심의는 별개라고 생각하지만, 판결 내용과 심의가 상식적으로 맞지 않을 경우 심의 결과가 신뢰성을 잃지 않을까 우려돼 지난번 결정에 준해 의결을 보류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같은 측인 황성욱 위원도 "법원 판결이 나온 다음 일괄 정리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 추천 몫인 옥시찬 위원은 "주요 외신이 윤 대통령과 여당이 한국 언론을 협박하고 있다고 한 건 사실이다. 없는 얘기를 지어낸 것도 아니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전달한 건데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같은 측인 김유진 위원은 "해당 논란에 대한 정부 여당의 대응을 비판적으로 다뤘다는 이유로 심의 대상에 올라온 데 대해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며 "이 정도는 풍자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2대 2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이광복 소위원장이 "판결이 나올 때까지 보류하는 게 논란 소지를 없앨 것 같다"고 해 결국 보류 결정이 났다.

논란의 발단은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1일(현지시각) 일정을 소화한 뒤 욕설을 한 장면이 포착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자칫하면 대형 외교참사로 비화될 아찔한 장면에 야당은 물론 국민들도 경악했다.

이날 MBC등 현장 취재진이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간 환담을 했다.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과 걸어가던 중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장면이 그대로 카메라에 담겼다.

이후 대통령실 해명은 논란을 확산시켰다. '비속어' 발언 논란과 관련,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미 의회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우리 야당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것이었다고 밝히면서 파문이 확산된 셈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당시 미국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대통령 발언에서) 미국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말했다.

이후 바이든이 맞다 날리면이 맞다는 논쟁도 벌어지면서 일각에선 국민들의 청각을 시험하느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이후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첫 동남아 순방 출국을 이틀 앞두고 MBC 출입기자들에게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가'를 통보하면서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는 긴급 공동성명을 내고 "대통령실이 권력비판을 이유로 특정언론사에 대해 취재 제한 및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탄압이자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도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MBC 출입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은 것을 언론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제일 먼저 보도했다는 이유로 MBC를 배제한 것은 '언론 길들이기'라며 보복 행위를 거두라는 비판이다.

/자료=KBC광주방송
/자료=KBC광주방송

尹대통령 뉴욕 발언, "'바이든'이 맞다" 61.2%…"날리면" 26.9%에 불과
 
한편 윤 대통령의 비속어 해명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6명은 해당 발언이 '바이든'이라고 들린다고 답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온바 있다.

앞서 KBC광주방송과 UPI뉴스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넥스트위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9월 26~27일 이틀 동안 9월 4주차 정기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1.2%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한 것이 맞다'고 평가했다.

반면 '대통령실의 해명대로 날리면이 맞다'는 응답은 26.9%에 그쳤다.

지지성향별로 보면 윤 대통령 긍정평가 층에서는 날리면이라고 들린다는 응답이 75.1%, 바이든으로 들린다는 응답이 11.9%로 '날리면'이라는 응답이 63.2%p 높게 나타났다.

반면, 부정평가 층에서는 '날리면(3.6%) vs. 바이든(86.0%)'로 '바이든'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단시 조사는 휴대전화 가입자 1000명(무선 RDD : 100%)을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고 응답률은 4.6%다. 자세한 내용은 넥스트위크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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