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그래도 뭐 걸어는 다니니까. 걔네들은 뭐해요?"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세종시 아이누리 어린이집을 방문해 아나바다 시장놀이를 참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세종시 아이누리 어린이집을 방문해 아나바다 시장놀이를 참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디어인뉴스=이현석 기자) '보육문제'를 의논하고자 세종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황당 발언에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28일 YTN이 공개한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전날 방문한 어린이집 교실에서 벽에 붙은 종이를 가리켰다. 벽면에는 '아나바다 시장'이라는 글씨가 큼직하게 쓰여 있었다.

윤 대통령이 "아나바다가 무슨 뜻이에요?"라고 묻자 교사는 "아나바다 시장 놀이"라며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나바다 운동은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주부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던 물건 재활용 캠페인으로 물건을 아끼고 나누고 바꾸고 다시 쓰면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자는 뜻이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필요 없지만 아직 쓸 만한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싼 값에 파는 '아나바다 장터'는 파는 사람은 필요 없는 물건으로 돈을 벌 수 있으니 좋고, 사는 사람은 필요한 물건을 싼값에 살 수 있어 요즘에는 인터넷 동호회나 벼룩시장도 활성화 돼있다.

한편 아이들과 아나바다 시장 놀이를 하기 위해 양복 재킷을 벗으려는 윤 대통령을 주변 관계자들이 돕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내가 오십견이 있어 가지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ytn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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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시장놀이에 나선 윤 대통령은 2000원 짜리 물건을 고른 뒤 "1000원에 주세요"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1000원에 이걸?!"이라며 장난스럽게 되묻기도 했다. 아이가 5만 원을 내자 윤 대통령은 4만8000원을 거슬러 주면서, 결국 아이의 흥정은 실패했다.

또 윤 대통령은 영유아 부모와 보육 종사자, 전문가와 둘러앉아 현장 목소리를 듣는 과정도 영상에 포착됐다.

/사진=ytn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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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주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두 살이 안 된 애들도 여기를 오는구나"라고 했다. 보육교사가 "6개월 차부터 온다"고 답하자 윤 대통령은 "아, 그렇구나. 그래도 뭐 걸어는 다니니까. 걔네들은 뭐해요?"라고 말했다.

이를 본 시민들은 SNS에서 "아직까지 '아나바다' 의 뜻이 뭔지도 모르다니.." "아직 돐도 안된 영유아동이 걸어다닐 수 있나?" 등 현실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쓴소리들이 나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가정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해 국가가 보육 책임을 대신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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