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재활용_이화종

(미디어인뉴스=이화종 기자) 저널리즘이 있어야 할자리엔 계란판만 남았다.

있지도 않은 사건에 몰입하면서 진짜 중요한 사건들은 잊혀지고 있다.

7개월 수사라는 대장정을 통해 법원이 내린 결론은 조국 전 장관의 5총 조카 조범동씨가 연루된 상상인 펀드와 조국 전장관의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국의 언론은 있지도 않은 사건을 윤석열 검찰이 주장하는 대로 받아쓰기만 했다는 이야기다. 크로스 체크나 취재는 없었다.

신문이라는 매체는 있었지만 그 안에는 기사대신 검사들의 상상과 근거 없는 의심을 사실인 것 처럼 '기사체' 문구로 창작물들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여름 1달간 '조국' 관련 기사가 120만개가 쏟아져 나왔다.

그 전의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은 11만9000건, 2014년의 세월호참사는 24만건이 한달간 보도건수 였다.

국가와 국민이 농락당하고 대한민국 헌법체계를 뒤흔든 사건이나, 꽃다운 나이의 학생들을 포함한 아까운 목숨이 304명이나 희생된 사건보다 실존하지 않는 조국펀드가 언론에게는 더 중요한 사건이었다.

3년이 지났지만 최태민-최순실-정유라가 3대를 이어 빼돌린 국부는 일부분도 되찾지 못했고 심지어 수십조의 국부가 맹물속에 버려지는 하베스트, 볼레로 동광산 사건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데 아무리 검색해도 관련 기사는 찾을 수가 없다.

비참하게도 아직도 천여명의 유족들은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이 무슨 이유로 차가운 바다에서 비참하게 죽어갔는지 알지 못한다.

80년대 군부시대가 아닌 2016년에 멀쩡하게 잘 일하던 서울시 공무원이 간첩 누명을 쓰고, 세상물정이 어두운 그의 여동생은 170여일이나 불법 감금되어 고문받다 국외로 쫓겨난 사건도 있다.

신라젠사건이라는 평범한 배임 횡령사건에 유시민이라는 전직 정치인을 엮기 위해 조작한 채널A 이동재-한동훈 사건은 검찰이라는 실질적이고 두려운 진짜 권력 앞에 벌벌 떨며 사실확인조차도 못하는 언론이 유약한 학자를 죄인으로 만드는데는 마치 인류의 공적을 대하는 양 용감하게 기사를 써제겼다.

수십년의 세월 사건 해결보다는 사건 조작으로 죄인을 만드는데 일가견을 보인 검찰의 1등 나팔수가 바로 한국 언론이었던 것이다.

하긴 윤전기에서 방금 나온 따끈따끈한 신문이 계란판 공장으로 신속 납품되는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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