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12.04.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12.04.

(미디어인뉴스=이현석 기자) 한국기자협회를 비롯 언론 단체들이 대통령 비서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기자들을 만나 1980년대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 언론인 피습 사건을 거론한 것에 관해 15일 황 수석의 해임을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황 수석이 평생 군사독재에 맞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오홍근 기자에 대한 만행을 태연하게 언급한 것은 언론의 비판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모든 기자를 표적으로 '테러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위협이나 마찬가지"라며 황 수석을 즉각 해임하고 발언을 진상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협회는 황 수석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서는 "북한 개입설에 사실상 무게를 싣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며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PD연합회도 "언론 자유를 앞장서 보호하고 증진시켜야 할 사회 소통의 중심에 서 있는 시민사회수석이 농담이라며 과거의 언론인 테러를 언급한 것은 해당 방송사뿐 아니라 방송 언론계 전체에 대한 협박"이라며 스스로 물러날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황 수석의 발언이 "향후 MBC에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겁박"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그를 당장 해임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등 90개 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도 윤 대통령이 황 수석을 해임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황상무 수석은 지난 14일 MBC를 포함한 출입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예전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 사건이나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등에 대한 의견을 말하다 군대 시절 이야기를 꺼내며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

/MBC뉴스데스크 보도 영상 갈무리
/MBC뉴스데스크 보도 영상 갈무리

MBC 보도에 따르면 황 수석은 "MBC는 잘 들어"라고 말한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년 8월6일 오홍근 중앙경제신문(중앙일보 자매지) 사회부장이 출근길에 서울시 강남구 삼익아파트 대로변에서 괴청년 3명에게 흉기로 테러를 당한 사건이다.

황 수석은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냐'는 질문엔 웃으면서 농담이라고 했고, ‘정보보고하지 말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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