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왜곡하면 안된다. 그것도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사람이!"

"한국외국어대학교 출신 조수연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민주동문회는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한국외대 출신 조수연 후보(법학과 85학번)의 친일 망언을 규탄하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제공=외대민주동문회
한국외국어대학교 민주동문회는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한국외대 출신 조수연 후보(법학과 85학번)의 친일 망언을 규탄하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제공=외대민주동문회

(미디어인뉴스=이현석 기자) 국민의힘 대전 서구갑 조수연 후보의 발언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외국어대학교 민주동문회(이하 '외민동', 회장 김종찬)는 15일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외민동은 이날 오후 12시 국회 정문 앞에서 한국외대 출신 조수연 후보(법학과 85학번)의 친일 망언을 규탄하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앞서 조수연 후보는 2017년 자신의 SNS에 "조선보다 일제강점기가 더 살기 좋았을지도 모른다"고 한데 이어 2021년에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4.3 추념사를 비난하면서 제주4.3희생자들을 '제주 폭동을 일으킨 자들'로 제주4.3을 '김일성, 박헌영 지령을 받은 무장 폭동"으로 매도했다.

당시 조 후보는 "역사를 왜곡하면 안된다. 그것도 대통령이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외민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 후보의 문제의 발언을 짚은 뒤 "우리는 조수연 후보의 말을 그대로 돌려주고자 한다."면서 "역사를 왜곡하면 안된다. 그것도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사람이!"라고 되돌려 일갈했다.

외민동은 "조수연 후보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일제강점기 관련 발언은 사과했지만, 제주4.3항쟁 관련 사과는 아직 없다."면서 “이제 와서 자신의 4.3 발언을 사과한다고 해도 그것은 총선을 의식한 억지 사과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7년 전, 3년 전의 생각이 하루아침에 바뀌어 개과천선했으니 국회의원으로 뽑아달라는 것인가. 그릇된 역사인식은 쉽게 교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제에 의해 자행된 암울했던 식민지 조국의 현실과 국가폭력에 의한 제주의 비극을 가슴아파하며 대학시절을 보낸 우리들은, 같은 배움의 공간에서 그 당시 청년 조수연은 도대체 누구에게서 무엇을 보고 배웠던 것일까라는 생각에 닿으니 자괴감을 금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외민동은 또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여러 차례 이번 총선의 성격이 '운동권 청산'에 있다고 말했다."면서 국힘 후보들에 대한 역사관도 조목조목 짚었다.

이들은 "청산된 운동권을 대신할 자리에 조수연을 비롯해 '이토 히로부미가 인재’(人才)라는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져서 망했다'는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백선엽은 친일파가 아니다'라는 박민식(서울 강서을), '김구를 폭탄 던지던 분'이라며 비꼬던 박은식(광주 동남을), '4·3은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는 태영호(서울 구로을) 등을 앉히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덧붙여 외민동은 "'서울의 봄'을 짓밟은 신군부가 만들어낸 '운동권' 프레임을 충실히 이어받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운동권 청산' 운운하기에 앞서 제국주의·식민주의·인종주의 등 강자에 의한 약자 지배를 정당화하는 사회진화론의 망령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즉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년세대들에게 잘못된 역사인식을 대를 이어 심어줄 것인가."라는 지적과 요구다.

외민동은 끝으로 "조수연 후보는 현재 자신이 마음 껏 누리고 있는 평안한 생활과 언행의 자유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음수사원(飮水思源)의 도리를 생각하며 후보직 사퇴를 통한 자숙과 근신의 시간을 갖기를 엄중히 충고한다."며 마무리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김종찬 회장을 비롯해 조수연 후보와 같은 학과 동기(여세현, 함칠성) 등 10여 명의 동문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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