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정용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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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인뉴스=박미라 기자) 최근 잇단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이마트가 창립 후 처음으로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최근 내수 침체와 수요 감소 등으로 악화된 업황을 이겨내기 위한 인력 효율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회사의 실적 부진 책임을 오너나 임원이 지는 대신 직원들에게 돌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마트는 전날(25일) 오후 희망퇴직 공고를 게시했다. 밴드 1,2,3 인력 중에서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신청자에겐 월 급여 24개월치의 특별퇴직금과 2500만원의 생활지원금 등을 지원한다. 밴드 1은 수석부장, 밴드2는 부장, 밴드3는 과장급에 해당한다. 점포별이 아닌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이마트가 1993년 설립된 이래 처음이다.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마트노조)는 26일 "우리를 패잔병 취급을 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마트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마트 사원들이 이제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며 "백화점의 존재감이 미약할 때 이마트라는 할인점의 성공으로 그룹을 키워 온 사원들에게 이제 나가주길 바란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산업이 전환되는 시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시장은 선도하지 못한채 여기저기 쫓아 다니다 ‘닭 쫓던 개’와 유사한 상황이 됐다"며 "작년에 이자 비용만 4000억원 가까이 지급하는 이마트의 현실이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 온 한채양 대표는 업의 본질을 이야기 하더니 결국 회사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 없이 인건비 줄이고 재무를 건드는 것 외 보여준 것이 없다"며 "온라인이 미약할 때 ‘유통 1등’이라는 노스텔지어에 취해 변화에 둔감하고 조직문화는 후진적이다 못해 관료화 돼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사측이 냉철한 자기반성과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주변 경영진을 겨냥한 뼈 있는 말도 건넸다.

노조 측은 "이 엄혹한 시절에 본인은 회장님 되시고 직원들은 구조조정 하는 현실을 우리는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라며 "벌거벗은 임금님에 간신들이 난무하는 회사에 아무리 핵심성과지표(KPI)를 바꾼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이번 희망퇴직 시행과 관련해 "정말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진행되고 희망을 줘야 할 조건이 돼야하며 그 이전에 이마트가 희망이 있는 회사 임을 고객들과 시장, 사원들이 공감 할 수 있도록 경영하길 우리 교섭대표 노조는 강력히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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