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광상품화'에도 152억 편성

임오경 "민생 위기에 영빈관 신축도 모자라 멀쩡한 靑에 또 혈세"

대선 과정서 김건희 여사 "영빈관 옮길거야" 녹취 화제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청와대 국민 개방 기념행사가 열린 5월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정문이 열리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청와대 국민 개방 기념행사가 열린 5월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정문이 열리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미디어인뉴스=이현석 기자) 대통령실이 옛 청와대 영빈관 격의 신축 부속시설 건립에 878억여원의 예산을 편성해 야권의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기존 청와대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데에도 152억원대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문체부는 청와대 권역 관광자원화에 99억7천만원을 책정했다.

올해 예산 28억5천만원에서 249% 증가한 규모로 청와대 사랑채 리모델링을 포함한 공사비로 51억2천만원, 안내센터 및 전시공간 구성에 3억8천만원, 기타 운영비 16억원 등 인프라 공사에만 7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문체부는 이 예산에 대해 "청와대 권역 관광 자원화의 일환으로 사랑채를 종합안내센터로 재개편하고, 콘텐츠 개발 및 상품화와 홍보·마케팅비가 필요해 증액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문체부는 청와대 미술전시 운영을 위한 예산을 새로 편성해 48억원이 증가됐고 국립극장 운영사업 예산 중 '청와대 야외공연'도 신설해 5억원을 책정했다.

결국 청와대 관련 예산으로만 152억7천만원을 편성한 셈이다.

임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에는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고, 국민들은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경제 삼중고에 시달리는 민생 위기 상황인데 800억원대 영빈관 신축도 모자라 멀쩡한 청와대에 또 150억원 이상을 혈세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 공사와 관련한 수상한 수의계약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 예산을 철저히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소리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서울의소리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영빈관 옮길거야" 김건희 여사 과거 발언 회고되며 논란

한편 대통령실이 새 영빈관을 신축하는데 87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에 김건희 여사가 “영빈관을 옮기겠다”고 했던 발언이 다시 주목받으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영빈관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논란이 됐던 김건희 여사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녹취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당시 코바나컨텐츠 대표였던 김 여사와 이 기자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이 기자가 "내가 아는 도사 중에 총장님이 대통령된다고 하더라, 그 사람이 청와대에 들어가자마자 영빈관 옮겨야 된다고 하더라"라고 말한다. 

이에 김 여사가 "옮길거야"라고 답하고, 이 기자가 "옮길 거예요?"라고 재확인하자 김 여사가 "응"이라고 답한다.

당시 이 발언을 두고 무속적인 이유로 영빈관을 옮기려한다며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사적인 대화 내용일 뿐"이라며 "청와대 영빈관이나 본관을 국빈 만찬 같은 행사를 할 때 쓸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기존 영빈관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 여사의 말대로 영빈관 신축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셈이어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비판이 거셀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미디어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